피 속의 폭풍 — 혈전성 미세혈관병증(TMA)의 경고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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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프롤로그 — 진료실에서
> 환자: “선생님, 며칠 전부터 숨이 차고, 소변이 붉어요. 온몸에 멍도 잘 들어요.”
의사: “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됐습니다. 미세한 혈전들이 온몸의 작은 혈관을 막고 있어요. 이것을 ‘혈전성 미세혈관병증’이라고 합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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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질환 개요
혈전성 미세혈관병증(Thrombotic Microangiopathy, TMA)은 이름 그대로 전신의 작은 혈관(미세혈관)에 혈전이 형성되어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군입니다.
이 질환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, 서로 다른 원인과 경과를 가진 여러 형태로 나뉩니다.
대표적으로
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(TTP, 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)
용혈성 요독증후군(HUS, Hemolytic Uremic Syndrome)
이 포함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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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병리 기전
TMA의 핵심은 혈소판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미세혈관 내 혈전이 형성되고, 이로 인해 장기 손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.
혈전 → 혈류 차단 → 장기 허혈
적혈구 손상(용혈) → 빈혈
혈소판 소모 → 출혈 경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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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원인
4.1 원발성
유전적 ADAMTS13 효소 결핍: 혈전 분해 기능 장애
보체계 이상: 비정상적 면역 활성화
4.2 이차성
감염(특히 장출혈성 대장균 E.coli O157)
임신·산욕기
자가면역질환(SLE, 경피증)
항암제(젬시타빈 등)
장기이식 후 합병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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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. 주요 증상
빈혈(피부 창백, 피로)
혈소판 감소로 인한 멍·출혈
발열
신경학적 증상(혼돈, 경련, 두통)
신부전(혈뇨, 부종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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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. 진단
1. 혈액 검사
용혈 소견: 파편 적혈구, LDH 증가, 간접 빌리루빈 상승
혈소판 감소
2. 신기능 검사
크레아티닌 상승
3. ADAMTS13 활성도 측정
10% 이하 → TTP 강력 의심
4. 소변 검사
혈뇨, 단백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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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. 사례 — “멀쩡하던 몸이 무너진 3일”
35세 여성 B 씨는 건강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었지만, 장염 증상 후 갑자기 시야 흐림과 혼돈 증세를 보였습니다.
응급실에서 검사한 결과, 혈소판 수치는 15,000(정상 150,000 이상)으로 심각히 낮았고, LDH는 3배 이상 상승해 있었습니다.
즉시 혈장교환술(Plasma Exchange)이 시작되었고, 1주일 후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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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. 치료
8.1 혈장교환술(Plasma Exchange)
TTP의 표준 치료
비정상 단백질 제거 + 정상 단백질 보충
8.2 면역억제제
리툭시맙(Rituximab)
스테로이드
8.3 보체 억제제
에쿨리주맙(Eculizumab): 비정상 보체 활성 억제
8.4 지지 치료
투석(신부전 시)
수혈(빈혈 심할 때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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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. 합병증
급성 신부전 → 만성신부전 이행
뇌졸중
다발성 장기부전(MOF)
사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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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. 생활 관리 & 재발 예방
☐ 정기 혈액검사로 재발 모니터링
☐ 감염 예방(특히 대장균 식중독)
☐ 과도한 신체 스트레스 회피
☐ 약물 복용 시 부작용 관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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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. 최신 연구
유전자 편집을 통한 ADAMTS13 보충 연구
보체 억제제의 조기 투여 효과
항암제 유발 TMA의 조기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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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. 에필로그 — “피 속의 작은 폭탄”
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‘피 속의 작은 폭탄’과 같습니다.
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만이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.
갑작스러운 빈혈, 출혈, 신경 증상이 동반될 때, ‘혹시 내 혈관 속에서 혈전 폭풍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닐까?’ 의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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